반면 19세기 독일 건축이론가 젬퍼(Semper)는『구축예술의 4요소』(1851)로 화로, 지붕, 바닥, 벽체를 제시한다.
특이하게도 ‘불'(화로)이 건축의 핵심 요소로 편입된 것이며, 나머지 세 요소(지붕 바닥 벽체)는 불이 따뜻하게 데운 공간을 보호 피복, 이차적 부가물인 셈이다.
그의 사상은 고대 로마 건축가 비트루비우스(Vitruvius)가 남긴 현존하는 최초 건축저서인 『건축십서』(B.C. 30-20)의 신학적 문구를 떠올리게 한다.
건축의 기원에 대한 비트루비우스의 설명은 초기 인류가 불(의 기술)을 처음 발견한 역사적 순간의 묘사에서 출발한다. 불을 다루게 된 인간은 최초의 사회를 구성하고 세계를 지배할 수 있는 집단적 자신감을 획득했다.
최초의 오두막은 그 결과로 동반된 두 번째 사건이였다. 만일 본질적으로 건축이 인간이 거주할 수 있는 적정한 인공적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라면, 오두막에 앞서 불이 먼저 거주 가능한 질적 공간을 창조했다.
불은 단지 건축의 요소이자 설비의 근원일 뿐만 아니라, 건축 자체의 새로운 기원, 무형적, 비물질적이더라도 건축으로 기능할 수 있는 대안적 원형으로 재고된다.

건축원형 2: 불

건축원형 2: 불